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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

교수의 것 "농담도 소중하다!"

by 답설재 2016. 10. 5.

어제 신문에 실린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기사입니다.1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이 발표될 때마다 눈에 띄던 논설들이 떠올랐습니다.

 

 

"돈을 많이 주어야 한다!"

"그 돈 어디에 썼는지 일일이 따지지 않아야 한다!"

"좀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그땐 그건 그렇겠다 싶으면서도 "주입식 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섭섭했습니다.

그 섭섭함으로 지방지의 칼럼에 이런 글들을 써왔지만 이젠 그것도 시들해졌습니다. 어줍잖은 글이어서인지 읽어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노벨상의 열쇠를 가진 선생님께 (2015.11.2)

교육이 조롱거리가 되어가나 (2014.11.24)

노벨상 수상, 쉽고 확실한 방법이 있다! (2012.10.24)

우리가 뭘 믿고 노벨상을 바라는가 (2010.10.29)

노벨상을 염원하는 한국의 과학교육 (2009.12.2)

자신만의 생각을 말할 수 있게 해줍시다 -한가지 대답만을 요구하는 한심한 교육에 대하여 (2006.10.24)

 

 

아래는 위 기사의 바로 아래에서 본 기사입니다. 자극적으로 보였습니다. 이런 교육으로 노벨상을 바라면 그 상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것 아닐까요?

그렇지 않습니까?

 

 

 

 

"남 안 하는 것 도전에 희열"

오늘 본, 오스미 요시노리 도쿄공업대학 명예교수에 대한 기사의 제목입니다.

그 신문의 기사는 「효모 3만 종과 40년 씨름, "남 안 하는 것 도전에 희열", 고도성장기 때 기초과학 기반 마련, 실제 도움 안 돼도 하고 싶은 것 매진, 한국연구재단의 모험연구사업은 1년마다 성과 평가, 절반 탈락시켜」 등의 부제를 붙이고 기사의 처음에 오스미 교수의 말부터 인용했습니다.2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 도전하고, 유행을 타지 않는 것을 하는 것이 신조입니다. 작은 것(발견)이라고 해도 세계 최초라고 설레게 되는 것이 과학의 참 묘미입니다." (……)

 

 

"일 노벨상 쏟아지는 비결은 남들 하지 않는 분야 '한우물 파기'」라는 제목을 붙인 다른 신문도 찾아보았습니다.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3

 

 

일본 과학자들의 노벨상 수상 '러시'가 이어지며, 사회 각 분야에서 놀라운 과학적 성과를 쏟아내고 있는 일본 사회의 '비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를 수십 년 동안 이어갈 수 있는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이를 뒷받침해 온 융통성 있는 지원 시스템, 30~40년에 걸쳐 한 분야의 우물을 파는 일본인 연구자들의 근면성 등을 주요 이유로 꼽고 있다. (……)4

 

 

"한국교육은 세계적 수준!"

무슨 근거로 그러는지 모르지만 자꾸 자랑만 하지 말고, 이제 교육부터 바꾸지 않으면 안 될 충분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남 안 하는 것 도전에 희열"

우리 교육은 그게 아니고 "남이 하는 걸 해야 안심"이기 때문입니다.

교수의 농담까지 받아쓴다니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렇긴 하지만 서울대를 가면 농담을 받아써야 하겠지요? 그래야 살아남기가 더 수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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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선일보, 2016.10.4. A2면.
2.중앙일보|오영환.최준호|입력2016.10.05.
3.한겨레(도쿄 길윤형 특파원), 2016.10.5. 12면.
4.일본의 노벨상 수상자 수는 물리학상 11명, 화학상 7명, 의학상 4명, 문학상 2명, 평화상 1명 등 25명(이 신문의 별표 '일본의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