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기증자 명단
"우리나라에는 교과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고 전시하는 박물관다운 박물관이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사립 박물관(예 : 미래엔(주) 교과서박물관)에서는 섭섭해 할 것입니다. 국공립 박물관 중에는 그런 곳이 없다는 뜻입니다.
교육부로부터 설립·운영에 관한 지도·감독을 받는 한국교과서연구재단(비영리 공익법인)에는, 교과서정보관이 있긴 하지만 아직은 소장 자료가 보잘 것 없습니다. 직원들이 자료를 모으려고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예산도 거의 없고 홍보도 미약해서 성과가 크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정보관이 더욱 발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일전에 「전쟁기념관, 유물 기증자 '명예의 전당' 만들어」라는 사진 기사를 봤습니다.1
사진 아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쟁기념관, 유물 기증자 '명예의 전당' 만들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기증실 3층에 문을 연 '기증자 명예의 전당'에서 관람객들이 아크릴 명패에 적혀 있는 기증자 이름들을 살펴보고 있다. 전쟁기념관은 개관 이래 889명으로부터 1만 3228점의 유물을 기증받았는데, 이는 전쟁기념관 전체 소장 유물 3만2681점의 40%에 이르는 수량이다. 전쟁기념관은 그중 2044점을 이날 일반에 처음 공개했다. 오른쪽 아래 작은 사진은 개인 기증자 이름과 유물 및 수량, 기증일 등이 적혀 있는 아크릴 명패.
사진 속의 저 관람객은 어린이들입니다. 이걸 확인하는 것은 이런 일이 지극히 교육적이라는 뜻입니다.
유물이나 책을 기증하는 사람은 명예로워 해도 좋고, 기증을 받은 곳에서는 그 이름을 얼마든지 널리 알려도 좋을 것입니다.
한국교과서연구재단에서도 이렇게 자료 기증자 명단을 게시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오래 보관해 온 옛날 교과서, 애써서 구한 교과서 관련 자료, 자신이 개발하거나 연구하던 자료, 그런 자료들을 기증하는 마음을 헤아려보면 그 이름 하나 게시하지 못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예산이 없어서 쩔쩔매는 기관에서 근사하게 게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초라하게라도 게시해 놓으면 보는 이들이 '아, 얼마나 어려우면……' 하고 교과서 연구의 어려움을 헤아려 줄 수도 있으니까 오히려 효과적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제안이 성사되기를 기대합니다.
- 조선일보, 2014.1.24, A1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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