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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그림과 사진

일본에서

by 답설재 2012. 12. 13.

 

 

 

 

 

1997년 11월 어느 날입니다. 각 시·도 대표 교사들과 함께 일본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무얼 썩 잘해서 선발된 교사들이었는데 그게 무언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나가노(長野)였던가, 그 어디에서 선생님들의 홈스테이까지 끝냈습니다. 나가노는 작은 도시지만, 동계올림픽이 열렸으므로 주민들이 외국인 홈스테이에 익숙하여 그런 결정이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나는 단장(團長)이라고 혼자 멋진 호텔에 머물게 했는데, 그 며칠간 조용하게 지내면서 이 생각 저 생각 쓸데없는 생각도 많이 하고, 선생님들이 일본 민간인들 집에서 말썽 없이 잘 지내는지 걱정도 좀 했었습니다.

 

그 행사까지 끝내고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앉아 있는 모습인데, 그러나 저 곳이 어느 곳의 무슨 건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사무라이의 거창한 거처 중 한 부속 건물이 아닐까, 생각하고 말겠습니다.

그런 걸 다 기억해봤자 별 수도 없고, 지금 그것을 알아낸다고 특별할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젠 다 소용없는 자료들이어서 분쇄기에 집어넣다가 이 한 장을 골랐습니다. 굳이 일본의 어느 곳이 아니라 해도 그만인 모습이어서 더 제 눈에 띈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1997년이면 겨우 15년 전의 일입니다. 나에게는 그 15년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인지, 저렇게 앉아 있던 아침나절이 아주 오랜 옛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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