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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편지

가을엽서 Ⅻ

by 답설재 2012. 8. 2.

 

 

 

오늘 아침,

경춘선 철로변 푸나무들은

가을바람에 일렁이는 것 같아서

쓸쓸했습니다.

맹위를 떨치던 것들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인간이라 할지라도.

 

그 푸나무들 위로,

연일 숨막힐 것 같았던 햇볕도 덩달아 자신이 무슨 종일 설사하여 생기 잃은 소녀나 되는 양

아련해 보였습니다.

가볍게 하늘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다시는 오지 않을 2012년 여름.

 

가진 것 다하여 정열적으로 바쳤거나

미워하고 소홀히하고 냉대했거나

더는 만나고 싶지 않아서 돌아섰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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