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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

교장실 연가(戀歌) Ⅰ

by 답설재 2009. 10. 12.

가을 독서축제 때 잘한 아이들에게 상을 주었습니다. 몇 명만 조회 때 주고 쉬는 시간마다 학년별로 수십 명씩 교장실에서 주었습니다.

 

공연히 힘들인다고, 힘들게 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기분 좋고, 재미도 있습니다. 내가 상장을 준다는 것이 자랑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장을 주고 꼭 악수까지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상장 끝에 내 이름이 있으니까 내가 직접 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입니다.

 

참 볼품 없는 교장이지만, 내 방을 다녀간 그 아이들 중에 혹 자부심을 갖게 되고, 혹 내 방에 와서 상장 받은 일을 오래 기억하고, 혹 다음에 또 내 방에 올 일을 만드는 아이가 있다면 그건 참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사진은 L 선생님이 찍었습니다. 사진을 참 잘 찍습니다. 모델이 모델 같지 않아도 모델처럼 표현할 줄 압니다. 기분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