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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홍시2

홍시 단감은 네 언니, 홍시는 내 차지다. 어제 수영 가며 홍시 먹어보라고 해서 하나 먹어봤더니 어릴 때 내가 나무에서 따먹은 그 홍시구나 싶더라. 남은 건 좀 오래 구경하다가 먹으려고 한다. 이 홍시 때문에 그런 건 아니지만 권 서방 맘이 참 곱고 좋다. (10.30) 사랑하는 큰오빠.. 밤 늦은 시간에 문자 드려요. 편안히 주무세요. 어제 내려온 후 두 분께 미련이 남아 우왕좌왕하는 마음을 주저앉히기 위해 친구 밭에 가서 종일 엎드려 일하고 놀다 늦게 와서 언니가 싸준 달걀 고구마를 만지작거리다 먹으며 또 그리워하다 폰을 뒤늦게 열었어요....♡ 큰오빠, 언니 부디 마음 평온하시게 건강만 잘 지키셔서 오래오래 제게 버팀목이 되어주세요. ○○의 큰오빠 집이 너무 아름답고... 오빠 손길이 눈에 선하네요. 주.. 2023. 11. 15.
박형준「홍시」, 그리고 죽음에 대하여 고상한 척해 봐도 별 수가 없는 게 인간입니다. 돈이 많아 봐야 별 수 없고, 친구가 많아 봐야 별 수 없고, 자녀가 많고 다 잘 되었다 해도 별 수 없는 게 인간, 죽음입니다. 그것이 생각나게 하는 시 한 편을 봤습니다. ♣ 아내는, 내가 병원에 드나들게 됐는데도 별 기색이 없었습니다. 저러다가 말겠지, 그렇게 생각했거나 뭐 별 일이야 있을까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며칠간 병실에 들어앉아서 별별 검사를 다 하고 있는 걸 좀 못마땅해하기도 했는데, 큰 병원으로 옮겨 가슴을 열고 중환자실에 들어가자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일반병실에 있다가 수술을 하거나 하여 중환자실에 들어가게 되면 당연히 그 일반병실은 비워야 합니다. 아내는 그걸 모르고 '이제 드디어 죽는구나!' 했답니다. 그러니 그 병실을 .. 2012.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