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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홉스 봄2

선생님! 유리판 좀 치워주세요 (2024.12.27) “벼룩 몇 마리를 빈 어항에 넣는다. 어항의 운두는 벼룩들이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는 높이다. 그다음에는 어항의 아가리를 막기 위해서 유리판을 올려놓는다. 벼룩들은 톡톡 튀어 올라 유리판에 부딪친다. 그러다가 자꾸 부딪쳐서 아프니까 유리판 바로 밑까지만 올라가도록 도약을 조절한다. 한 시간쯤 지나면 단 한 마리의 벼룩도 유리판에 부딪치지 않는다. 모두가 천장에 닿을락 말락 하는 높이까지만 튀어 오르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유리판을 치워도 벼룩들은 마치 어항이 여전히 막혀 있기라도 한 것처럼 계속 제한된 높이로 튀어 오른다.” 『상상력 사전』(베르나르 베르베르)이라는 책에 나오는 ‘벼룩의 자기 제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하는 일들은 어떻습니까? 학생들은 왜 아침 9시까지 등교합니까? 그건 누가 .. 2024. 12. 27.
대화 그 아이는 가정 돌봄이 불가능한, 포기한 상태입니다. 열한 살.. 코로나 시국이 학교를 오다가 안 오다가의 반복된 상황으로 등교가 귀찮은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결석이 잦고, 연락하고 또 연락해도 깨워줄 사람의 부재로 늘 교무실팀이 데리러 가야 합니다. 친구랑 엮어주기도 했고, 일주일 등교 잘하면 떡볶이도 사주기도 했고.. 효과는 순간에 불가했습니다만 그렇게 한 학기를 보냈고 올 9월 신규 샘이 발령받아 담임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신규 샘 왈 "아침에 제가 연락하여 등교시켜볼게요" 그렇게 매일 그 아이 집 앞에서 기다려 아이와 함께 등교하기를 반복, 잠시 잊었습니다. 안정되었나 보다.. 다시 결석과 출석이 반복되고 그 사이 사건도 생겼지만 하루하루 넘기던 12월 어느 날 더 이상 방법이 없어 교.. 2021.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