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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한강2

한강 『채식주의자』 한강1 연작소설 『채식주의자』 창비, 2016(초판28쇄) 영혜는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건 아니었고 도저히 고기를 먹을 수 없게 하는 꿈2을 꾸었다. 그렇지만 최소한 '채식주의자'가 아니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듯한 세상에서 남편은 물론 그 누구도 그녀의 '채식주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녀는 피폐해진다.(「채식주의자」). 미술을 하는 형부(언니 인혜의 남편)의 예술혼이 그 '채식주의자'를 대상으로 하여 불붙게 된다. 아내로부터 영혜에게 몽고반점이 있다는 말을 들은 다음이었다.3 두 사람은 몸에 꽃을 그리고 그 '꽃들의 교합'인양 영혼을 불태운다.4 '몰상식'한 일을 벌인 남녀니까 그들은 '사람들'로부터 밀려나게 된다(「몽고반점」). 남편을 버린 인혜는,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은 동생.. 2016. 6. 8.
오며가며 Ⅰ 경춘선 전철을 타고 가다가 수락산이 보일 때쯤에는 얼른 눈을 들어 창 너머를 살핍니다. 그 철로변에는 볼 만한 경치가 수두룩합니다. 언젠가(someday) 책을 들지 말고 좀 한가한 마음으로 이쪽 창가와 저쪽 창가에 앉아 오고가며 그 경치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작정입니다. 이 생각은 오래되었는데 아직 실천하지 못한 것 중의 한 가지입니다. 한강도 언제나 참 좋은 구경거리입니다. 아침나절에 햇빛이 비치는 모습은 상류 쪽이나 하류 쪽이나 다 좋고, 저 멀리 강변 풍경들도 말할 수 없이 좋습니다. 저녁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날씨가 맑으면 맑을수록 그만큼 더 좋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우울해 보입니다. 전철을 타고가다 보면 이 경치를 일삼아 구경하는 승객들이 많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 괜히 내 마음도 밝아집니다... 2012.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