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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 꿈2

꿈, 어쩔 수 없는 굴레 속에서 사나흘 전에는 새로 배치된 학급의 아이들 앞에서 교사용 책상을 정리하는 꿈을 꾸었다. 내 경험 속 아이들은 당연히 긴장 상태였겠지, 화가들이 흑백으로 그린 '말없는 군중'처럼 혹은 무대 배경처럼 저쪽에서 내 동태를 주시하고 있었고, 나는 책상 설합들을 일일이 열어보고 거꾸로 닫힌 것은 새로 닫으며 좀 불편한 느낌이었다. 어젯밤에 또 학교 꿈을 꾸었다. 어딘지 한동안 헤매면서 이제는 느낌으로 찾아다니지 말고, 대중교통 노선을 암기해 두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어서 연수회장을 빠져나오는 장면, 뭔가 잊고 나온 게 있어 다시 들어갔다가 강의 중인 강사를 쳐다보고 나와서 각자 모종의 주장들을 내세우는 교사들과 함께 걷는 장면, 학교 안으로 들어가 돌아다니는 장면이 이어졌다. 우리 학년이 담당한 구역의 환경구성.. 2023. 12. 2.
오십 년 전 # 1. 이우학교 방문 이우학교를 방문하게 되었다. 방문단은 내일 아침 일찍 개별로 그 학교 앞에 집결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그 시각에 도착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걱정스러웠다. 새벽에 일어나서 출발하는 방법, 아예 오늘 오후에 그 학교 인근의 숙소에 가서 하룻밤을 지내는 방법을 생각했고, 아무래도 오늘 출발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이우학교? 내가 교장이었을 때, 나는 내가 직접 가 본 적이 없는 이우학교에 우리 학교 교감과 부장교사 등 열세 명을 보내 관찰하고 오게 했었다. 그때 나는 학교에 남아 있었는데 교무부장을 맡고 있는 교사가 그 학교를 참관하는 중에 문자 메시지를 보냈었다. '교장선생님꼐서 이 학교 교장인 것 같은 느낌이에요.' 말하자면 내가 강조하는 것들을 그 학교에서 실제로 볼 수 .. 2019.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