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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파트릭 모디아노2

파트릭 모디아노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Rue des boutiques obscures』 파트릭 모디아노 Patrick modiano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Rue des boutiques obscures』 김화영 옮김, 문학동네 2015 기억 상실자 기 롤랑(페드로 맥케부아)이 바스라진 과거를 복원해 가는 이야기입니다. 그 불확실하고 모호함을 쓸쓸하고 아름답게 엮어갑니다. 그의 '과거찾기 여행'에 따라나선 것처럼 읽혔습니다. 추측해보고, 확신하고, 실망하고, 아득함, 호기심, 두려움 같은 것도 느꼈습니다. 기 롤랑이라니, 프랑스 인이고, 분명히 초면(初面)인데, 이 작가의 다른 소설 『도라 브루더』에서 만난 낯익은 사이 같았습니다. 47개 장(章) 중에는 몇 페이지 짜리도 있지만 때로는 딱 한 줄일 때도 있어서 불안, 초조, 긴장감을 더했습니다. 옮긴이는 파트릭 모디아노*의 작품에 대해 ".. 2015. 9. 10.
파트릭 모디아노 『도라 브루더』 파트릭 모디아노『도라 브루더 Dora Bruder』 김운비 옮김. 문학동네. 2007. '노벨상 특수'와 무관하게 파트릭 모디아노의 작품세계는 꾸준한 화두였다. 서른 편을 훨씬 웃도는 작품들 속에서 작가는 한결같다. 서사는 언뜻 느리고 느슨해 보이지만 섬세하고 탄탄하다. 비슷한 인물들이 비슷한 행동을 통해 비슷한 사건을 일으키고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 그래서 플롯이 빤해 보이지만 의외로 이야기의 전개는 갈수록 흥미진진하다. 문체는 깔끔하면서도 서정적이며,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유려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을 다루면서도 객관적인 시선과 냉정한 어투를 유지한다. 모디아노의 작품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동일한 테마와 모티프들은 오히려 때마다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된다. 이토록 일관되고 절제된 글쓰기를 통해 작가가 .. 2015.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