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콜록 사월1 이신율리 「콜록콜록 사월」 콜록콜록 사월 이신율리 배꽃이 질 때까지 나는, 사월이 하는 일을 보고만 있었다 날씨가 변덕스럽다고 발이 작은 운동화는 팔지 않았다 참외에서 망고 냄새가 났다 사월이 콜록거렸다 푸른 것은 더 푸른 것끼리 속아 넘어가고 흰 것은 흰 것끼리 모였다 배꽃 같은 나이를 뒤적거렸다 달아나지 않으려고 네 칸짜리 사다리를 오르내렸다 하루가 갔다 하늘은 내일이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배꽃의 잔소리가 4차선 도로까지 따라왔다 노래하나 물고 새가 날아갔다 잃어버린 가사가 둥둥 떠다녔다 손을 흔들어도 버스는 지나갔다 초록 티셔츠를 입은 울창한 숲이 아무도 모르게 헛발질을 했다 떫고 신 것들이 툭툭 나이만큼 떨어졌다 열다섯 살에 잠갔던 배꽃이 먼 쪽에서부터 피기 시작했다 구름 뒤에서 나는 미끄러지지 않는 숲을 찾고 있었다 .. 2020. 5.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