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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의 우주2

"믿었던 내 USB가 망가졌어요!" 이런 세상에!...... USB 단자(端子) 부분이 자라목이 되어 빠져나오질 않습니다.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USB라는 걸 믿었다기보다는 의심 같은 건 아예 염두에도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무작정 거리로 나갈 수도 없지 않습니까? 나가봤자 누가 쳐다보기나 하겠습니까? "내 USB가 이 모양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저 노인 미쳤나 봐') 그렇다면 어디 연락(신고)할 만한 데가 있습니까? 119나 경찰서는 아니겠지요? 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소비자보호센터?...... 아니죠? 나는 정말, 정말 심각하지만, 가슴이 쿵쾅거리고 머리가 지끈거리고 혈압이 올라서 쓰러질 지경이었지만 그런 기관들이 내 USB나 고쳐주려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송곳.. 2021. 4. 24.
『책의 우주』 『책의 우주』 움베르트 에코1, 장클로드 카리에르2 대담 장 필리프 드 토낙 사회, 임호경 옮김 열린책들 2011 에코 기억은 (…) 그 기능이 이중적입니다. 한 기능은 어떤 데이터들을 보존하는 것이고, 다른 한 기능은 우리에게 필요 없으며 우리의 두뇌를 쓸데없이 어지럽히기만 할 뿐일 정보들을 망각에 잠겨 들게 하는 것입니다. (…) 우리는 카이사르의 마지막 아내 칼푸르니아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습니다. 최소한 그녀가 흉몽을 꾸고서 카이사르에게 원로원에 가는 것을 만류했지만 결국 그가 암살당했던 날인 3월 15일까지는 말입니다. 카이사르가 죽은 후에는, 우리는 그녀에 대해 더 이상 아는 바가 없습니다. 그녀는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져 버린 것이죠. 왜 그렇습니까? 그녀에 대한 정보들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 2015.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