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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집중2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전기)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이상원·조금선 옮김, 황소자리 2004 나의 시계는 끊임없이 질주한다. 한때는 시계가 너무 많더니 이젠 이 방엔 단 세 개뿐이다. 자다가 깨어 화장실 갈 때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탁상시계, 회의를 하거나 누구를 만날 때 스마트폰 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시각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젠 소용이 없게 된 손목시계, 초침이 1분에 한 바퀴씩 숫자판을 일주하는 저 벽시계가 그것들인데 벽시계를 바라볼 때마다 나는 조급해진다. 초침이 너무나 분주하기 때문이다. 그 초침이 달리는 모습을 보면 정말이지 이렇게 앉아 있어도 되나 싶고 벌떡 일어서서 밖으로 뛰쳐나가 무슨 일을 저질러야 할 것 같은 강박감을 느끼게 된다. 류비셰프는 그의 시간을 이렇게 살았단다... 2021. 12. 25.
늙은이 시계는 정말 더 빨리 가나? Ⅰ 50대에는 시속 50km, 60대에는 60km, 70대엔 70km로 간다고들 합니다. 세월 말입니다. "별 쓸데없는……" 하고 일축하기가 어렵습니다. 그걸 실감하기 때문입니다. "야, 이 사람아! 자넨 아직 멀었잖아." 그 말을 얼마 전에 들은 것 같은데 내게 그 말을 한 분은 벌써 10여 년 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때는 아직 새치도 몇 개 없었을 때였습니다. 낮잠을 자면서 비몽사몽으로 '내가 지금 마흔아홉이지?' 하다가 쉰아홉, 또 십 년이 가서 예순아홉인 걸 알고 소스라쳐 놀라던 일도 이미 옛일이 되었습니다. 이러지 말고, 이쯤에서 나이를, 세월을 붙잡아야 한다고 느끼던 때가 있었는데, 그건 오십대, 좀 미루다가 육십대 때의 느낌이었고, 그만 포기하고 그 끈을 놓아버렸더니 일 .. 2015. 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