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위에서 길 잃기1 지도 위에서 길을 잃어 지도를 보다가 '여기가 어디지? 내가 지금 어디를 헤매는 것일까?' 하고 당황할 때가 있다. 지리학을 공부해서 중등 사회과(지리) 교사 자격증을 받았는데도, 그러니까 지도학 강의를 몇 강좌나 이수했는데도 마치 길 잃은 아이처럼 지도 위를 헤매게 된다. 눈을 따라 마음도 길을 잃는다. 어제저녁에는 문득 오래전에 살았던 곳이 생각났고, 거기에서 속절없이 헤어진 사람이 갔다는 곳을 지도에서 찾아보았다. 당시에는 멀리 떠났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행정구역으로는 멀지 몰라도 거리상으로는 그리 먼 곳도 아니었다. 영토가 작은 나라이니 어디인들 그리 멀다고 할 것도 없다. 그러다가 나는 지도 위에서 방향 감각을 잃어서 그때 살았던 도시도, 그 사람이 떠나간 곳도, 심지어 지금 내가 사는 곳도 찾지 못하고 허둥대고.. 2022. 9.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