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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주차장2

그리운 지하주차장 "지하주차장은 자주 이용하지만 항상 썰렁하고 적막한 느낌이 드는 공간입니다. 음악이 있는 곳은 안정감이 있고, 편안함이 있고,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에, 우리 주차장에도 음악 방송을 송출하여 하루를 여는 아침에는 희망과 즐거움을,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에는 하루 동안의 스트레스를 녹여주는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음악방송 소리가 크거나, 드물게 세대에 송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선로의 문제로 생활지원센터로 연락하여 주시면 점검 및 소리를 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아파트 출입구 게시판에서 이 공고문을 보았습니다. 아침에 잠깐 나갔다 들어오며 누군가 크게 털어놓은 음악을 들으며 정신이 하나도 없다 싶었는데('에이, 미친놈...') 이래서 그랬던 것이었습니다. 삼십여 년 전이었습니다. 허구한 날 늦.. 2022. 12. 6.
아파트 주차장 Ⅰ 그곳은 늘 좋은 곳이었다. 그 느낌이 절실한 건 저녁에 들어올 때였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을까?' '누구를 만나고 어떤 연락을 받게 될까?' 아침의 그 기대감 옆으로는 해야 할 일이나 그런 만남에 대한 불안감이 어른거리기 일쑤였다. Ⅱ 저녁에 들어올 때는 그런 부담감, 불안감이 기대감과 함께 해소되어서인지 차를 세운 다음 좌석에 그대로 앉아 있는 그 잠깐이 정말 좋았다. 적막감이 일렁이는 그곳에 도착하면 '돌아왔구나…….' 싶은 안도감과 함께 나른한 몸을 감싸는 아늑함, 무엇이든 생각할 수 있는 자유로움 같은 것들이 와르르 다가오곤 했다. 그런 분위기로 반겨주는 것 같아서 고맙고, 듣던 음악을 마음 놓고 다 듣거나 잠시 눈을 감고 앉아 있게 되는 그 여유도 고마운 것이었다. Ⅲ 이사를 해서 주차장.. 2016.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