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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제7차 교육과정3

국가교육위원회에 거는 기대 1992년 교육부는 역사적인 선언을 했다. “교육과정 최종 결정권은 교과서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학교와 교사들이 최종 결정한다!”(제6차 교육과정) 교사들에겐 교육과정 같은 건 안중에도 없던 시절이었다. 금과옥조(金科玉條)가 담긴 교과서대로만 가르치면 하등 문제가 없었다. 수업을 공개한 뒤 교장·교감이나 장학사가 생경한 책자를 펴들고 “이 수업을 교육과정에 비추어보았더니 어쩌고 저쩌고…” 하면 ‘높은 분들은 저런 문서를 보는구나!’ 생각했을 뿐이었다. 교육부에서는 교사들이 궁금해 하지도 않는 일들을 행정력을 총동원해서 설명하고 설득했다. “이제 교육과정 결정권을 교육부와 교육청, 학교가 분담하게 되었다” “교육부는 기준을 개정하고, 교육청은 지역 지침을 만들어 시행하고 학교는 최종적으로 그 학교만의 교육.. 2022. 10. 28.
『초등학교 교육과정 해설』 교육부, 『초등학교 교육과정 해설』 대한교과서주식회사, 1998 제7차 교육과정은 지긋지긋한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개인적 소감인데, 그만큼 애정도 깊었습니다. 이런 걸 두고 애증이 함께한다고 하는 것일까 싶습니다. 이 교육과정 해설서 필자 세 사람 명단에 제 이름도 들어 있는 건 오랫동안 영광이었지만, 그 교육과정의 적용 때문에, 그 고달픔으로, 자칫하면 죽어나갈 뻔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이건 농담이 아닙니다. 그걸 생각하면, 이 정도의 영광 가지고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무얼 어떻게 하겠습니까? ◈ 2005년이었을 것입니다. 정년(停年)이 얼마 남지 않은 때였고, 교장으로 나간 이듬해였습니다. 3월초가 되자 신임교사가 몇 명 와서 학교 앞의 근사한 식당에서 그들을 환영하는 점심식사를 했.. 2015. 7. 21.
"제7차…" 하면, "야! ○○○!"으로 들리던 시절 Ⅰ 누가 "제7차 교육과정" 어떻고 하면 나에게 유감이 있어서 "야! ○○○! 너 이리 와봐!"라거나 "○○○, 그 녀석 어떻고……" 하는 걸로 들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그때는 자주 들렸기 때문에 '이러다가 제 명에 죽을 수나 있을까?' 싶기도 했었습니다. Ⅱ 제7차 교육과정 때문에 원망을 들은 장관들은 여러 명입니다. 그 중에는 객관적으로는 억울한 장관도 있고, 책임을 져야 마땅한데도 그렇게 할 기회를 갖지 못한 장관도 있습니다. "객관적으로는 억울하다"는 건 그 장관은 제7차 교육과정의 '제'자도 꺼낸 일이 없고 다만 장관이 되어 그 교육과정의 시행을 독려하는 소임을 다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that) 장관은 제7차 교육과정의 원흉!"이라며 몰아세운 경우입니다. 그런 입장의 장관이 제가.. 2012.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