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화시1 '나를 잊는다'(物我) 연전에『소동파 평전』(왕수이자오)에서 제화시(題畵詩)에 대한 내용을 보았다. 평전을 쓴 왕수이자오는 소식(蘇軾)의 제화시 가운데에는 그의 고도의 예술적 표현력이 두드러진 것과 투철한 예술적 견해를 나타낸 것이 있다면서 후자의 예로 문동(文同)이 대나무를 그린 정황을 서술한 시를 보여주었다(203~204). 여가與可가 대나무를 그릴 때 대나무만 보고 사람을 보지 않는다. 어찌 사람만을 보지 않으리? 멍하니 자신의 존재조차 잊어버렸다. 그 몸이 대나무와 함께 동화되어 청신함이 무궁하게 솟아 나온다. 이제 장주莊周가 세상에 없으니 누가 이러한 정신 집중의 경지를 알리오. 與可畵竹時, 見竹不見人. 其獨不見人, 嗒然遺其身. 其身與竹畵, 無窮出淸新. 莊周世無有, 唯知此疑神. 이 글을 읽는 중에 이번에는 화가 이우환.. 2021. 4.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