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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정체성2

W.G. 제발트『이민자들』Ⅲ (나는 나의 주인인가?) W.G. 제발트(소설) 『이민자들』 이재영 옮김, 창비, 2008 "암브로스 아델바르트 : 내 밀밭은 눈물의 수확이었을 뿐"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거의 십 년 전의 이 메모를 꺼내보았다. 이런 기막힌 인생도 있다. 암브로스 아델바르트는 남달리 기품 있는 사람이었다. 1차 세계대전 전에 미국으로 건너가 최상류층 집안에서만 일했으므로 인맥이 많아 고향(독일)에서 온 가족과 친지들에게 어렵지 않게 일자리를 구해줄 수 있었다. 유대인들은 독일에서 거의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으므로 1차 세계대전 전까지 매년 수십만 명의 유대인들이 맨해튼으로 상륙하여 바워리가와 로우어 이스트 싸이드에 집결했다. 그는 1886년 독일 켐프텐 근처 고프레히츠에서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는데, 첫 번째 사내아이였다. 그러나 두 살도.. 2022. 1. 2.
파트릭 모디아노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Rue des boutiques obscures』 파트릭 모디아노 Patrick modiano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Rue des boutiques obscures』 김화영 옮김, 문학동네 2015 기억 상실자 기 롤랑(페드로 맥케부아)이 바스라진 과거를 복원해 가는 이야기입니다. 그 불확실하고 모호함을 쓸쓸하고 아름답게 엮어갑니다. 그의 '과거찾기 여행'에 따라나선 것처럼 읽혔습니다. 추측해보고, 확신하고, 실망하고, 아득함, 호기심, 두려움 같은 것도 느꼈습니다. 기 롤랑이라니, 프랑스 인이고, 분명히 초면(初面)인데, 이 작가의 다른 소설 『도라 브루더』에서 만난 낯익은 사이 같았습니다. 47개 장(章) 중에는 몇 페이지 짜리도 있지만 때로는 딱 한 줄일 때도 있어서 불안, 초조, 긴장감을 더했습니다. 옮긴이는 파트릭 모디아노*의 작품에 대해 ".. 2015.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