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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정지용2

정지용 「비로봉毘盧峰2」 담장이물 들고,​다람쥐 꼬리숱이 짙다.​산맥 우의가을ㅅ길―​이마바르히해도 향그롭어​지팽이자진 마짐​흰들이우놋다.​백화白樺 홀홀허울 벗고,​꽃 옆에 자고이는 구름,​바람에아시우다.​​​    2022년 8월에『현대문학』에서 이 시를 보았다. 유종호 에세이 「어떻게 키웠는데―자작나무와 엄마 부대」에 소개되었는데 시 한 구절 한 구절을 해설해 놓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 시의 단어 하나하나, 각 행 혹은 전체적인 내용을 묻는 시험을 본다면 나는 답할 수가 없다. 웬만한 사정이면 시를 찾아 읽는다고 읽어왔지만 그런 걸 어떻게 하나.그렇지만 나는 이 시를 여러 번 읽었다.읽을 때마다 가슴속으로 들어와 일렁이는 가을빛이 좋았다. 시조차 신문기사 해석하듯이 해석하려는 시험문제 출제자가 보면 나는 한심한 사람일 것이다.. 2024. 12. 23.
"정지용 이전과 이후" 평론가 유종호의 글은 재미있습니다. 『현대문학』에는 그의 글이 거의 상시적으로 연재되고 있습니다. 「어느 옛 시인을 찾아―윤태웅의 『소녀의 노래』」(2019년 7월호)에는 정지용 시인 이야기가 들어 있었습니다. 뭘 더 이야기해봤자 그렇겠지요. "마음해본다"는 것은 마음을 동사화한 것으로 보이는데 정지용 동시에 그 사례가 보인다. '유념하다' '작심하다'의 뜻으로 쓰인 것으로 생각된다. 별똥 떨어진 곳 마음해두었다 다음 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인젠 다 자랐소. ―「별똥」 전문 번역 시편 「물결은 조금도」에 보이는 아름다운 마음의 "부끄럼성"도 정지용의 창의성 있는 말씨로 생각된다. 정지용 시편 「따알리아」에는 "젖가슴과 부끄럼성이 / 익을 대로 익었구나"라는 대목이 보이는데 그렇기 때문에 정지용 이전과.. 2021.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