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2 「달밤」 달 밤 정 양 떠난 사람 보고 싶어서 풀들은 더 촘촘히 돋아나 텃밭도 마당도 장독대도 두엄자리도 아무 데도 안 가리고 우거지더니 우거지다 지친 풀들 길 잃고 아무데나 드러눕는 빈집에 달빛이 가득 고였다 한세상 번번이 길 잘못 들어 돌아올 길 영영 잃어버린 얼굴이 달빛 쓰러지는 .. 2017. 8. 6. 처서處暑 처서處暑 정 양 냇물이 한결 차갑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들이 뒤돌아보는 일 없이 어제도 이렇게 흘러갔었다 흘러가서 아주아주 소식 없는 것들아 흘러가는 게 영영 사라지는 몸부림인 걸 흘러오는 냇물은 미처 모르나 보다 ..................................................................... 정 양 1942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1968년『대한일보』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까마귀떼』『수수깡을 씹으며』『빈집의 꿈』『살아 있는 것들의 무게』『눈 내리는 마을』『길을 잃고 싶을 때가 많았다』『나그네는 지금도』등이 있으며, 을 수상한 바 있다. 『현대문학』2008년 11월호 죽어서 무덤을 남기는 경우 말고는 다 되풀이되는 것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2009. 6.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