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의 연락1 죽음 너머로의 대화 나는 오래전에 죽은 아버지, 어머니와의 대화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어쩌다가 몇 년에 한 번씩 나도 죽어 저승에 가면 만나서 회포를 풀 수 있을까 싶기는 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가끔이긴 하지만 전보다는 자주 어머니를 생각하게 되었고, 특히 아버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하게 되었다. 또 전에는 내게 짐을 맡기고 일찍 세상을 떠난 두 분에 대한 원망이 컸지만 최근에는 있었던 일을 떠올리거나 이 일 저 일로 미안한 마음 같은 것들을 떠올린다. 원망하는 마음은 절로 사라졌다. 어머니는 저승으로 간지 51년, 논밭에서 죽도록 일만 한 일생, 큰댁에 걸핏하면 나락을 다 퍼주는 아버지와 다투던 일, 내가 초임 발령받은 학교 운동장에서 사진 찍은 일, 아내가 첫째를 임신하여 만삭의 몸으로 아픈 어머니.. 2023. 11.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