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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장애인2

올리버 색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조석현 옮김, 알마 2016       의사가 장갑을 들어올리며 뭐냐고 묻는다.P 선생이 대답한다. "조사해봐도 되겠습니까?""표면이 단절되지 않고 하나로 이어져 있어요. 주름이 잡혀 있군요. 음, 또 주머니가 다섯 개 달려 있는 것 같군요. 음, 말하자면...""맞습니다. 설명을 하셨으니 이제 그게 뭔지 말해보세요.""뭔가를 넣는 물건인가요?""그래요. 그런데 뭘 넣는 거죠?""안에다 뭔가를 넣는 거겠죠." "여러 가지가 가능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잔돈주머니일 수도 있겠군요. 크기가 다른 다섯 가지 동전을 집어넣는... 아니 어쩌면..." P 선생의 뇌는 기계처럼 정확하게 기능했다. 시각 세계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면에서 그는 컴퓨터와 똑같았다. 더 놀라운 점.. 2025. 1. 10.
김예실 『행복한 샘』 의사는 제게 등산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계단을 올라가면 부담스럽고, 오르막을 걸으면 곧 피곤해집니다. 그것뿐이 아닙니다. 가령 도시철도 4호선이나 7호선을 타려고 지하로 내려가면 곧 가슴이 두근거리게 되고, 어지름증과 두통이 몰려옵니다. 어제는 '아침고요수목원'에 가서 계곡의 '선녀탕'에 내려가 보려고 계단을 내려가다가 머리가 어지럽고 아프기 시작해서 주저앉았더니 아내가 놀라며 할말을 잊더니 그러지 말고 장애인 등록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아주 부담스러울 때나 지하주차장 같은 곳에서는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럴까? 그렇게 지내는 것이 차라리 나을까?' 싶었습니다. 지난주 목요일에는 부산에 내려갔었습니다. 비행기는 탈 수 없게 되었고, 서울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다가 .. 2010.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