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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장례식2

아름다운 오후의 쓸쓸한 장례식 W. G. 제발트의 소설 『토성의 고리』는 그냥 재미 삼아 쓴 소설은 아니었다. 순전히 우수(憂愁)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독후감을 쓰긴 했지만 아무래도 석연치 않았다. 그 석연치 않음으로 우수의 사례를 옮겨 써 보자 싶었는데 그것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골라놓은 것이 우선 옮겨 쓰기에는 너무 길었다. 어쩔 수 없어서 발췌를 해보았는데, 그의 부모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버려서 제목도 저렇게 '아름다운 오후의 쓸쓸한 장례식'이라고 아버지 이야기에 따르게 되었다. 1862년 끝여름 무렵 마담 에벨리나 코르제니오프스키는 당시 다섯 살이 채 되지 않은 아들 테오도르 조지프 콘래드를 데리고 포돌리아(지금은 우끄라이나 서부지역으로 당시는 러시아령 폴란드였다)의 작은 도시 치토미르를 떠나 바르샤바로 갔다. 문학활.. 2022. 5. 7.
B.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Ⅰ B. 파스테르나크『닥터 지바고』 김재경 옮김, 혜원출판사, 2007 지난여름 참 좋은 어느 선생님이 이미 절판이 되었다는『닥터 지바고』 음반을 구해주었습니다. 그걸 여러 번 들었습니다. 그걸 들으면 음반을 구해준 사람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소설이나 영화만큼은 아니라 해도 짧은 시간에 이 생각 저 생각을 하기에는 좋을 음반입니다. 지난 11월 11일에 베이징에 갔었는데, 마침 폭설이 내리는 걸 보며 그 소설과 영화가 떠올랐고, 13일 오후에는 우리 일행을 안내해 준 인민교육출판사 직원이 티벳까지 간다는 칭짱열차 이야기를 해서 또 그 소설과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영화는 세 번을 봤습니다. 감동적이어서 세 번씩이나 봤다기보다는 "감동적!"이라고 하는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1968년엔가 처음 봤는데, 지금.. 2009.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