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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자명종2

저승 가는 길에 듣는 알람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나는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 침울한 분위기에 자신의 입장을 더해서 두어 명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우지 마라! 울 것 없다! 너를 위해서라면 몰라도 나를 위해서라면 울 것 하나도 없다! 나는 이만하면 됐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서투르고 어색한 채로 마지막 아침이 진행되고 있다. 그때 내 휴대전화기에서 심장약 복용 시각을 알리는 알람이 울렸다. 7시 40분! 매일 아침 그 시각에 1초도 어김없이 울리는 알람이었지만 그 아침에는 그게 참 엉뚱한 멜로디였다. 그 곡은 아주 단순하고 간단하고 좀 평화로운 느낌의 멜로디가 반복되는 것으로, 그렇게 누워 한두 번, 이어서 서너 번 듣고 있을 때까지는 예전에 아내와 내가 젊은 부부였던 일요일 아침나절 그 동네의 교회 종소리처럼 아늑하.. 2021. 2. 16.
쓸쓸한 "학교종" 1 밤중에 일어나 화장실에 갑니다. 마음처럼 몸도 너덜너덜합니다. 잠이 깨면 그대로 누운 채 좀 움직이다가 한밤에도 잠들지 않은 가로등이나 그 때까지 불이 켜진 집을 내다보기도 하고, 파도처럼 밀려오는 생각들을 뿌리치기도 하며 화장실로 향합니다. 위층에서 가느다랗게 들려오는 멜로디가 있었습니다. 솔솔라라 솔솔미~ 솔솔미미 레~ 솔솔라라 솔솔미~ 솔미레미 도~ 솔솔라라 솔솔미~ 솔솔미미 레~ ……………………………………………… 그 멜로디는 계속 들려왔고, 그러자 가사가 떠올랐습니다.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사이좋게 오늘도~ 공부 잘하자~ 2 화장실은 새벽에도 가야 합니다. 그 길로 새로 잠들지 못하여 그만 일어나야 할 때도 있습니다. '.. 2018.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