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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일본5

벚꽃잎 떨어져 사라져가는 봄날 일본 정신의 뿌리와 그 정체성을 찬양하기 위해 《무사도》(양경미·권만규 옮김, 생각의나무 2004)라는 책을 쓴 니토베 이나조(新渡戶稻造)는 그 책의 마지막을 비장하게, 서정적으로 다음과 같이 끝냈다. 무사도는 하나의 독립된 도덕의 규칙으로서는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힘은 지상에서 소멸하지 않을 것이다. 그 무용(武勇)과 문덕(文德)의 교훈은 해체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광명과 영광은 폐허를 뛰어넘어 소생할 것이 틀림없다. 그 상징인 벚꽃처럼 사방에서 부는 바람으로 꽃잎이 흩날려도 그 향기로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인류를 축복할 것이다. 백 년 뒤, 무사도의 관습이 사라지고 그 이름조차 잊혀지는 날이 올지라도 "길가에 서서 바라보면" 그 향기는 보이지 않는 머나먼 저편 언덕에서 바람과 함께 .. 2023. 4. 4.
오구마 에이지 《일본이라는 나라》 오구마 에이지 《일본이라는 나라》 한철호 옮김, 책과함께 2013 1부 메이지 일본의 시작(발췌) # 어째서 학교에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인간은 평등하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공부하는 놈은 성공해서 부자가 되고, 공부하지 않는 놈은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이 된다. 그러므로 공부해라, 이것이 《학문의 권장》*의 내용이다.(13) 에도 시대는 어떠했을까? 그때는 기본적으로 '무사의 아들은 무사, 상인의 아들은 상인, 농민의 아들은 농민이 되고, 여자는 같은 신분의 사람과 결혼한다'는 원리로 세상이 움직이고 있었다. 공부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상관없었다.(16~17) 일반 국민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아서 정치에 관해 전혀 알 수 없다면, 소수의 지배자들이 나라를 제멋대로 다스릴 수 있다.**(.. 2022. 4. 7.
『국화와 칼』 루스 베네딕트 『국화와 칼』 김윤식․오인석 옮김, 을유문화사, 1994(초판 16쇄) 내가 뭐라고 했습니까. 우리 정부와 하토야마 일본 총리간의 유화적인 분위기가 연일 신문을 장식하고 있지만, 히로시마 평화공원 기념비에 새겨진 "편안히 잠드소서! 잘못은 다시 되풀이되지 않을 것입니다."란 글을 "편안히 잠드소서! 우리는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입니다."로 고쳐 새겨놓아야 우리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일본이 우리에게 어떻게 했고, 저들이 지금은 어떤 교육을 하고 있는지 잘 파악하면서 우리도 우리의 역사 교육을 더욱 충실히 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일본 가르치기」 (2009. 10. 11). 그 일본이 이번에는 핵무기 피해.. 2009. 10. 19.
일본 가르치기 우리 정부와 하토야마 일본 총리간의 유화적인 기사가 연일 신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주말의 한 신문 1면 기사 제목은 「한․중․일, 오늘 北核 중대 논의 -어제 한․일 정상회담… 하토야마 “북핵 일괄타결에 동의”」였고, 그 기사 위에는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하토야마 일본 총리 부인 미유키 여사가 특유의 미소를 짓고 있는 대형 천연색 사진 아래에 ‘김치 먹은 日총리 부인, 한국말로 “밥도 주세요”라는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3면에는 이 대통령과 하토야마 총리가 태극기와 일장기를 배경으로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도 있었습니다. 기사 제목은「“막걸리 주세요”…와인 물리친 日 총리」였습니다. 이만하면 분위기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이래저래 어차피 가까이 지내야 하는 나라이므로 이처럼 유화적인.. 2009. 10. 11.
니토베 이나조 『사무라이』 니토베 이나조 《사무라이》양경미·권만규 옮김, 생각의나무 2004      일본인들은 대단한 민족이지만 자칫하면 궤변일 수 있으므로 그 대신 이 책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2004년에 번역된 책이지만 나온 지는 백 년도 더 되었다. 일본인들이 대단하다고 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 먼저 종교에 대한 탐구와 해석, 그 가르침의 흡수에 대한 부분이다. 불교는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고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는 평상심을 무사도에 부여했다. 피할 수 없는 운명에는 냉정한 마음으로 복종하고, 위험과 재난이 닥치면 금욕적인 의연함과 삶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갖게 했다.(21) 불교가 무사도에 줄 수 없는 부분은 신도(神道)가 충족시켜 주었다. 주군에 대한 충절과 조상에 대한 숭배, 그리고 부모에 대한 효행이 바로 .. 2009.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