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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이사2

우리 집을 사신 아주머니께 아주머니! 어떻게 지내시나요? 이제 반년이 지났으니까 우리 집(아, 아주머니 집)에 잘 적응하셨겠지요? 제 실내 정원(이런! 아주머니의 실내 정원)도 잘 있습니까? 그 작은 정원의 여남은 가지 푸나무들은 한 가지도 빼거나 보태어지지 않으면 좋겠는데...... 그것들은 제가 그 집을 분양받고 처음 입주할 때 전문가를 초빙해서 만들었거든요. 꼭 심어주기를 기대한 건 남천(南天) 한 가지밖엔 없었고요. 그 전문가가 우리 집(아, 그 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 거실에서 차를 마시며 이렇게 소파도 없이 책으로 채운 거실은 처음 봤다며 이 분위기의 실내 정원을 만들어주겠다고 한 거거든요. 저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물만 주면 되도록 해달라'는 특별 부탁을 했고요. 아주머니께서 집을 보시려고 처음 방문하셔서 그 실내 정.. 2020. 8. 9.
李重煥 『택리지(擇里志)』Ⅱ 李重煥 『擇里志』 李翼成 譯, 乙酉文化社, 1981 - 그러면 어디에서 살아야 하나 - Ⅰ 이중환의 『택리지』는 우리나라 곳곳의 지리(地理)와 생리(生利), 인심(人心), 산수(山水) 등에 대한 박물지(博物誌) 혹은 살 만한 곳을 찾을 수 있는 '매뉴얼'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자신의 분통 터지는 내면을 밝힌 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인심이 고약해진 이유에 대해 사색당쟁(四色黨爭)을 들고, 그 진상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습니다. 24세에 과거에 급제하여 김천도찰방(金泉道察訪)을 거쳐 병조정랑(兵曹正郞)으로 봉직하였으나, 영조(英祖) 원년(1725)에 형을 네 차례나 받고 이후 '동서로 유리(流離)하면서 비참하게 지냈으므로' 그러한 심정으로 살만한 곳을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책의 발문(.. 2012.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