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예영2 윤예영 「사이렌, 세이렌」 Ⅰ 세이렌이란 바다의 님프들로서 배가 지나갈 때마다 노래를 불렀다. 이 노래에는 듣는 자를 더할 나위 없이 매혹시키는 마력이 깃들여 있었다. 그래서 그 노랫소리를 들은 불행한 선원들은 불가항력적으로 바닷속으로 뛰어들어가려는 충동을 느껴 물속에 빠져 죽고 마는 것이었다.1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세이렌의 정체입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문예반을 지도해 주신 전라도 어느 곳 출신 염길환 선생님은, 좀 작은 키에 장발이었고, 안경을 쓰셨고, 고개를 약간 기울이는 습성을 가지셨고, 언제나 다정다감하신 분이었습니다. 선생님은 매주 등사원지를 긁어서 검은색 글씨의 시험지와 달리 파란색으로 인쇄하는 학교신문을 발간하시고, 그 신문 3면엔가 『오디세이』를 연재하셨습니다. 나는 토요일 오후를 기다려 그 신문을 받아 읽어.. 2012. 9. 10. 윤예영 「강을 위한 망가」 강을 위한 망가 윤예영 일요일 오후 산책을 해요강변을 따라 걷지요엄마들은 쇼핑카트에 인형 얼굴을 한 아기들을 태우고아빠들은 빨강 파랑 노랑 헬맷을 쓰고 인라인스케이트를 타요햇살은 차갑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고그러니까 두 시와 세 시 사이에서 초당 일 도씩 기울구요젤리처럼 출렁이는 강물 위에는고무 오리가 헤엄을 쳐요 리뉴얼된 강에는 갈대나 잡풀은 자라지 않아요대신 헬륨가스를 빵빵하게 채운 풍선들이 노래를 해요이 강은 폭 1.5미터 길이 400㎞의 첨단시스템으로서자체정화시스템과 자동수위조절장치를 부착하여 조심하세요!아이들이 카트에서 뛰어내릴 수 있어요엄마, 내가 풍선이 지껄이는 잔소리까지 들어야겠어?그리곤 귀여운 무릎을 구부리며 물수제비를 뜨지요고무 오리가 날아오르고그렇지!풍선이 터지고그렇지!시리얼 상자가.. 2011. 1.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