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파는 세상1 서광일 「웃는 여자」 웃는 여자 서광일 그녀는 참을 수 없었다 소리를 지르며 몸에 힘을 꽉 준다 스킨 로션이 터지고 매니큐어가 쏟아진다 화장대 거울에 비늘 같은 금이 갔다 팽개친 옷들로 장롱은 뒤범벅이다 하루 종일 웃었다 너무 지쳐 오는 길에 한잔했다 안녕하십니까~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몇 개 안 되는 문장의 주어는 고객님이다 CCTV 그 속에서 웃고 있을 자신을 상상한다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 앞에는 쓸데없이 사람들이 많다 문을 잠그고 창을 걸어 닫고 그녀는 욕을 하며 집히는 대로 집어 던진다 침대 시트에 피가 흥건한 날도 있었다 거울 속에서 웃고 있는 쟤는 누굴까 어차피 전부 닦고 치워야겠지만 헝클어진 화장지처럼 그녀는 웃었다 울었다 선풍기 목을 부러뜨렸다 휴대폰을 박살냈다 아침이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 8.. 2022. 10.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