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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우리 아파트2

"당신의 내일을 뜨겁게 응원합니다" 늦은 밤에도 새벽에도 우리 아파트 인도에는 저 고마운 인사가 보입니다. 그런 시간에 저 길을 걸어 올라갈 일이 없어서 한동안 '뭐지?' 하고 내려다보기만 했습니다. 처음 발견한 날은 오랫동안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한 중년 여성이 밟지 않고 지나가더니 뒤돌아서서 한참 동안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낮에 일부러 저 보안등 옆에 가서 살펴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에게도 늦은 밤이나 새벽에 귀가하는 날이 숱했습니다. 그때는 그게 죽을 지경일 뿐이었고 지금은 한 명도 기억해주지 않는 날들이어서 어쩔 수 없이 혼자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저 위 사진의 글은 이렇습니다. "당신의 내일을 뜨겁게 응원합니다." 2023. 6. 23.
어떤 여성일까? 45초간 수많은 사람과 건물 들이 땅속으로 사라진, 오르한 파묵의 이스탄불 지진 이야기에서 다음과 같은 문장을 보았다. "삶의 가장 은밀하고 잔인한 규칙이, 벽이 붕괴되고 넘어져 내부가 보이는 집 안에 있는 물건들처럼 드러났던 것이다." ‘삶의 가장 은밀하고 잔인한 규칙’이란 어떤 것일까? 그러한 드러남은 짧고 강렬한 지진의 경우에 더 심한 것일까, 아니면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강력한 힘으로 전 세계를 짓눌러 미증유의 변화를 강제하고 있는 코로나 19와 같은 현상에서 더 심한 것일까?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그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고 내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현실적인 두려움이 되고 있다. 백신은 아무리 조급해도 절차에 따라 개발된다는 뉴스를 보며 초조해지고, 시인들은 시(詩)는 백신 .. 2020.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