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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오디세이아3

어머니의 영혼 꿈속에서 이미 저승으로 간 부모와 대화를 나누는 건 대체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포옹을 하거나 손을 잡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와 그의 어머니도 대화는 나누었는데 손을 잡거나 하지는 못했습니다. 표독스러운 여신 키르케를 잘 다루어 1년간 꿈결 같은 대접을 받은 오디세우스는 그 여신의 안내로 저승세계를 찾아가게 되고 어머니도 만납니다. "오, 아들아, 어찌하여 이 어두운 세계로 들어왔단 말이냐. 너는 분명 살아있는 몸이 아니냐. 그런데 트로이에서부터 여태껏 바다를 헤매고 돌아다녔단 말이냐? 이제까지 이타카에는 전혀 가지를 못한 것이냐." "어머님, 제가 귀국하기 위해 이렇듯 테이레시아스 망령에게 신탁을 받으러 왔습니다. 트로이를 떠난 후 겹친 재앙 때문에 이렇듯 .. 2021. 12. 15.
내가 건너게 될 다섯 강(江), 그리운 강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돼지로 변신시키고 오디세우스에게도 "돼지가 되어라!" 했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자 이번에는 태도를 바꾸어 손을 맞잡고 화려하고 달콤한 잠자리에 들자고 유혹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통하지 않자 돌연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그 멋진 남자를 호화로운 침실의 이불속으로 끌고 들어간 고약한 여신입니다. 오디세우스는 키르케의 그 궁전에서 무려 1년간 먹고 마시고 놀며 지내다가 어느 날 이제 그만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간청합니다. 누가 봐도 엉뚱한 곳에서 너무 오래 지체했고 아무리 이야기지만 그만하면 산전수전을 다 겪은 것 같았는데 여신은 딱 잘라서 "안 된다!" "고생 좀 더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하기야 아직 나는 이 책을 겨우 반쯤 읽었을 뿐이.. 2021. 10. 19.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김대웅 편역, 아름다운날 2018 제우스의 후손 라에르테스의 아들 오디세우스가 연합군 리더의 한 명으로 난공불락의 트로이 프리아모스 성을 10년 만에 함락시킨 뒤, 다시 10년 온갖 풍상, 고난을 다 겪고 귀환하여 아내 페넬로페의 청혼자들(계산해보니까 '보좌관' 빼고도 무려 110명)을 물리치고 다시 왕위에 복귀했다는 이야기. 이건 해피엔딩이고 권선징악이어서 따지고 보면 크건 작건 인간의 길이 다 이와 유사하다는 얘기는 성립될 수 없겠다. 전라도 어디에서 오셨다는 염길환 선생님, 여느 선생님은 시험문제를 출제할 때나 사용하는 등사원지에 8절 4면 혹은 6면, 혹은 8면을 혼자 다 쓰시고 아름다운 감청색 잉크로 한 장 한 장 직접 인쇄하시는 학교신문에 이 '거창한' 얘기를 연재해주셨.. 2021.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