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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엄살2

엄살 1 아내로부터 엄살이 심하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 여러 번? 솔직하게 말해도 좋다고 하면 당장 지겨워 죽겠다고 할 것입니다. 나도 익숙해졌고 객관적으로 말하면 우리에게는 내가 엄살이 심하다는 게 정설(定說)이 되었습니다. 오늘 이 글을 쓰려고 사전을 찾아보았더니 엄살이란 '아픔이나 괴로움, 어려움 따위를 거짓으로 꾸미거나 실제보다 많이 부풀려 나타내는 태도'입니다. 그러므로 나라는 사람은 ―그러니까 나도 하나의 사람이긴 하다면― 아프지도 않은데 아프다고 하거나 아주 쬐끔 아픈데 그걸 풍선이나 팝콘처럼 부풀려서 나타내는 게 일상적이어서 마침내 그게 태도가 되어버린 인간인 것입니다. 2 사실은 나는 약골(弱骨)입니다. 아주 고달플 땐 덜컥 어디가 아파서 병실에 들어가 벌렁 드러누웠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2019. 5. 27.
'작은어금니'의 인내 아내는 나를 엄살이 심한 인간으로 규정했습니다. 어디가 아프다고 하면 일단 걱정은 하지만 차도가 보이면 곧 "걸핏하면 엄살을 피운다"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그 핀잔을 듣기가 거북하고 자존심이 상해서 웬만하면 몰래 약을 먹기도 하고 좀 참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또 이가 아프고 시리기 시작한 건 지난 추석 때부터였습니다. 당연히 그게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상하좌우의 큰어금니 두 개 중 한 개씩은 오래전에 제거해버렸습니다. 그렇게 하고 나니까 좀 섭섭해서 의사에게 질문했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죠?" 그 의사는 의아하다는 듯 되물었습니다. "뭘 어떻게 합니까?" ('뭐 이런 양반을 봤나!') 나도 되물었습니다. "임플란트를 한다든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요." 의사가 또 되물었습니다. "어금니가 하.. 2017.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