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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어버이날2

민들레꽃 바라보기 "뭘 그렇게 들여다봐? 지나가다 말고.""너희 좀 보느라고.""한심해? 초라해?""굳이 후손을 퍼뜨려보겠다고, 일찌감치 꽃 피우고, 어디로든 좋은 곳으로 날아가서 내년에 꽃으로 피어나라고, 그렇게 꽃씨를 달고 바람이 불기를 기다려 서 있는 가련한 꼴이라니...""어쭈구리, 너희 인간들은 다른 줄 알아?""우리가 왜?""고달프긴 마찬가지지. 오죽하면 결혼을 마다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까? 고달픈 것만도 아니지. 온갖 이유가 다 있을걸?""그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사정이 있기도 하지만 혼자 살아가는 편이 낫다는 경우지. 애써 결혼을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거지.""내가 그 말이야, 이 사람아!""자식 두는 의미가 뭔지 의구심이 들긴 해.""잘해주지 않았다고 핀잔을 주는 자식도 있지? 그렇지? 갖다.. 2024. 5. 9.
필립 톨레다노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날들』 필립 톨레다노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날들 DAYS WITH MY FATHER』 최세희 옮김, 저공비행, 2013 '아버지' '치매' '(부모와) 함께하다' 이런 단어라면 아예 쳐다보기조차 싫을지도 모릅니다. 그 의식에 합리적인 점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는, 좀 과격하게 말하면 "그렇게 해서 망가져 왔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피하지 않겠습니다. 저도 이래저래 많이 망가진 인간입니다. 이 책은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함께한 '사진일기' 혹은 '포토 에세이'입니다. 일기(에세이)의 주인 필립 톨레다노는 사진작가입니다. 아버지는 작은 쿠키들을 가슴에 올려놓고 "내 찌찌 봐라!" 하며 웃습니다. 며느리에게 "죽여주는 몸매"라고 칭찬하기도 합니다. '성 폭행'입니까? ……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가 그리운지 .. 2013.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