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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야간 경비원의 일기2

Were you born to code? 소설을 읽다가 "뭐지?' 싶은 글을 발견했습니다. 놀라운 얘기였습니다(정지돈『야간 경비원의 일기』(『現代文學』2019년 2월호, 190~258 중 227~231). 마침내 교수, 교재, 학비가 없는 삼무(三無) 학교가 등장한 것입니다! '내가 뭐라고 했는가!' 할 학자가 한둘이 아닙니다. 에이치는 내게 정말 프랑스에 갈 생각이냐고 했다. 에콜 42인가 하는 그 학교에 정말 입학할 생각이야? 에콜 42의 캐치프레이즈가 뭔지 알아? 뭔데? Were you born to code? 코딩을 위해서 태어났는가? 헐. 너 그렇게 태어났어? 설마…….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왜 태어났는지. 코딩을 위해 태어났는가?WERE YOU BORN TO CODE? 2018. 2. 1. 03:57 '에콜 42'는 프랑스 IT .. 2019. 3. 28.
푸르렀던 날들 카페 키토를 지나 상수역까지 걸었다. 바람이 거세게 불었고 눈이 흩날려 시야를 가렸다. 눈을 털어내느라 걸음이 뒤처졌다. 반면 에이치의 걸음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길을 꿰고 있는 사람, 자신이 가야 할 길과 앞으로 벌어질 일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 걸었고 나는 뒤를 쫓았다. 사람들은 고개를 숙이고 바삐 움직였다. 고개를 들어 어두워진 하늘을 봤다. 눈보라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바람의 세기를 가늠하는 사람처럼 사거리에 잠시 서 있었다. 눈이 진짜 펑펑 오네.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순간 이동하는 것처럼 공중에서 펑 하고 나타나는 것 같아. 여기 펑, 저기 펑. 에이치가 나를 물끄러미 보더니 머리 위의 눈을 털어주었다. 시 쓰지 마. 승재는 뭐 하는 사람이야? 뉴질랜드 사람이야. 정지돈*의 소설 『야간 .. 2019.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