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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2

호시노 미치오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호시노 미치오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이규원 옮김, 청어람미디어 2007 2007년에 읽고 내내 곁에 두었습니다. 호시노 미치오. 생명과 자연에 대한 그의 경외심이 사무쳐서 그리움이 되었습니다. 그 사무치는 그리움을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어하며 지낸 시간이 어언 10년이 되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알래스카에서 살았어. 사냥에 대해서 생각했지. 살기 위해 동물을 죽인다, 그건 납득할 수 있어. 하지만 즐기기 위해서 동물을 죽이는 것은 나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31~32) 그는 늘 관용과 친절, 그리고 강인한 의지를 풍긴다. 짐과 함께 있는 시간은 언제나 기분이 좋았다.(41) 내가 감동한 것은 분명 이리 때문이 아니라 그를 둘러싸고 펼쳐진 공간 때문이었다. 그 배후에 .. 2016. 12. 10.
가을엽서⑴ 아무래도 가을인가 봅니다. 이 저녁에는 또랑또랑하고 낭랑하게 들려오는 풀벌레소리가 내 이명(耳鳴)을 잊게 했습니다. 이명은 지난해 여름 그 한의사가 이제는 친구처럼 대하며 지내라고 한 가짜 친구입니다. 입추(立秋)가 지나도 등등하던 더위의 기세가 뒤따라온 말복(末伏) 때문이었는지 하루식전에 꺾여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럴려면 그렇게 등등하지나 말 일이죠. 새벽이나 이런 밤에는 벌써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그곳은 어떻습니까? 그곳도 여름이 가고 스산하고 까닭 없이 쓸쓸합니까? 며칠 전에는 점심식사를 하고 현관을 들어서다가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가을이네.' 별 생각 없이 그렇게밖에 하지 않았는데, 하마터면 눈시울이 젖을 뻔했습니다. 알래스카의 그 추위 속에서 계절이 바뀌어 봄이 오는 것을 본 호시노 미치오.. 2008. 8.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