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함2 아침을 기다림 개울 아래쪽 인가의 보안등 불빛 하나, 그것뿐인 밤은 쓸쓸하다.이곳은 좁고 다른 세상은 아득하다. 잠이 깨면 블라인드 틈을 뚫고 들어온 그 보안등 빛이 비친 벽을 바라보고 반가움을 느낀다.새벽이 오기를 기다린다.눈을 감고 잘 못 살아온 것, 지금 살아가고 있는 생각을 좀 하다가 또 새벽을 기다린다.어렵게 새벽이 온다. 이제 그렇게 기다리지 않아도 곧 날이 밝고 이어서 해가 뜬다.경이롭다. 해 말고는 마땅히 바라볼 만한 것이 없는 시간이다.나무들도 다른 것들도 모두 해만 바라본다.종일 무슨 일을 마련할 수는 없다 해도 어김없이 해가 떴다는 사실은 경이롭다.생각지도 않은 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갖는다.그 고마움, 기대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2025. 2. 23. 이 적막(寂寞) '적막'이 고요하고 쓸쓸하고 외로운 것이라면,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정말이지 참 적막하기 짝이 없는 곳입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적막한 곳은 처음입니다. 비가 올 기미가 있을 때면 멀리 추풍령을 오르내리는 기차 소리가 가물가물하게 들려오던, 이제는 사라져버린 그 고향집보다도 더 적막한 곳입니다. 경춘선 열차를 내려서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조금만 기다리면 이내 버스가 오고, 10여 분이면 도착해서 한 5분만에 걸어올라올 수 있는 아파트인데도 이렇게나 적막합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텅 빈 아파트 단지에 아내와 나만 사는 것 같습니다. 내려다보이는 정원에 보안등이 켜져 있는 걸 보면 그렇지 않은 게 분명한데도 서럽다 싶을 만큼 적막합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이곳으로 이사온 내내 그렇습니다. ♣ 잘 .. 2012. 4.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