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맨2 "나도 한때는 새것이었네" 모처럼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아침을 굶고 가서 채혈을 했고 러닝머신에 올라가서 걷고 뛰어야 하니까 빵과 커피로 아침을 때울까 싶어서 그걸 샀지만 내키지 않아서 차에 갖다 두고 네 가지 검사를 더 받았습니다.모처럼이었으므로 그동안 변한 것도 있어서 질문을 해야 할 것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친절합니다. 그렇다고 "참 친절하시네요" 하면 의심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 노인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뭐지?'친절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뭘 물으면 간단히 대답하면 될 걸 가지고 아예 미주알고주알 얘기하는 걸 보면 '노인이라고 이러는구나' 싶지만 끈기 있게 듣습니다. 그렇게 어린애에게 설명하듯 하는 사람에게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세요" 하거나 "나는 이 병원 십삼 년째 드나듭니다" 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잠.. 2021. 7. 4. 사랑도 배워야 할 수 있다 "가엾은 폴! 이렇게 늦은 나이에 수도승처럼 살다가 이제는 마음까지 편치 않다니! 애를 돌보려 하다니 이 얼마나 무모한 짓이에요! 추상적으로는 어린 드라고를 사랑하고 싶겠죠. 하지만 현실이 그걸 계속 가로막는 거예요. 폴, 우리는 의미만 갖고서는 사랑할 수 없어요. 우리는 배워야 해요. 영혼들이 높은 곳에서 내려와 다시 태어나겠다고 하는 건 그런 이유에서예요. 우리와 벗하며 커가면서, 사랑의 어려운 길을 따라 우리를 인도하기 위해서죠. 처음부터 당신은 천사와 같은 뭔가를 드라고에게서 보았죠. 당신이 틀린 건 아니에요. 드라고는 대부분의 아이들보다 더 오랫동안, 세속을 벗어난 본질과 맞닿아 있었어요. 당신의 실망감과 노여움을 극복하세요. 가능할 때 드라고에게서 배우세요. 조만간 그의 뒤를 따라다니는 영광의.. 2017. 7.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