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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스턴트2

나는 왜 아플까? 심장병이 걸려 응급실에 실려가고 두 차례 핏줄도 뚫고 했다는 걸 주변에서 알게 되고, 무슨 자랑거리나 생긴 것처럼 "이렇게 지낸다"며 이 블로그에 쓰고, 그렇게 지내다가 내 건강을 기도한다는 사람도 만났습니다. 기도? 나를 위해? 놀라웠습니다. 우선 나는 정말 기도를 필요로 하는가, 공연한 일 아닌가 싶었습니다. 절실하면 종교를 갖지 않는 사람도 흔히 기도를 하게 된다는 것도 알고는 있고 쑥스럽지만 간절히 기도한다고 해서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니라는 걸 오십 년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날 때 단 하루이틀만이라도 말미를 달라는 기도를 하며 직접 확인해 본 적도 있었습니다. 구태여 효과를 바라지 않거나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기도를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기도를 한다고 해서 그.. 2021. 2. 21.
썩어버린 심장 수리 중인 사이보그(블로그 《까치머리밥》 2019.2.8) 1 지독한 피로감이 엄습하면서, 전신을 두들겨 맞은 것처럼 온몸의 뼈가 욱신거리며 아파왔다. 사는 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당장 죽을 수 없다고 해서 스스로 심장을 도려낼 수는 없지 않은가(에밀졸라 장편소설 『목로주점 2』(박명숙 옮김, 문학동네 2011, 86) 심장을? 도려낸다고? 심장이 썩은 나는 심장 얘기만 나오면 돌연 내 심장의 상태를 궁금해합니다. '지금 내 심장은 제대로 움직이고 있는 걸까? 피를 제대로 공급하고 있는 걸까?'…… 그것의 역할이 미흡하다면 인위적으로라도, 그러니까 내 손으로라도 그걸 움직이게 해야 할 것 같은 초조감, 강박감 같은 걸 느낍니다. 2 내 심장이 썩었다고 생각하게 된 건 순전히 '말' 때.. 2019.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