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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소나무2

송화가루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근무하다가 교장 발령을 받아서 나간 학교는 참 조용했습니다. 광화문의 그 번잡함에 길들었던 나에게 그 조용함은 결코 서두르지는 않는 변화의 상징처럼 느껴졌습니다. 뭐랄까, 아득하고 아늑한 느낌이었습니다. 가을 아침 교장실에 들어가면 귀뚜라미가 그제도 울고 있었고, 아이들이 공부에 열중하는 아침나절의 고요함을 뻐꾸기 혼자 깨어보려고 목청을 돋우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주차장으로 가면 자동차 유리창이 노란 송화가루로 덮여 있었습니다. ○모네는 명절이 되면 송화가루로 다식을 만들었습니다. 꿀로 버무린 그 다식을 입에 넣으면 이렇게 달콤할 수가 있나 싶고 나보다 딱 한 살 적은 ○모의 아들이 부러웠습니다. ○모네 말고는 아무도 송화가루로만 만드는 다식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네.. 2022. 5. 9.
소나무 바라보기 학교 진입로가 새로 포장되었습니다. 지난 9월 하순 어느 날, 읍장을 찾아가 차 한 잔 달라고 해놓고 얘기를 꺼냈더니 올해는 시청의 예산 조기집행으로 남은 예산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간곡히 부탁해보겠다고 하더니 지난 2일(월요일) 오전에 저렇게 단장되었습니다. 2007년 9월에 이 학교에 와서 지금까지 약 2년간, IMF 때 지어서 시설·설비가 이렇게 허술하다는 이 학교의 리모델링에 세월을 보낸 것 같습니다. 도서관 리모델링, 교감실 및 회의실 마련, 과학실 리모델링, 행정실 정비, 유치원 리모델링 및 종일반 교실 마련, 유치원 놀이터 조성, 체육실 마련, 각 교실 책걸상 및 사물함 교체, 프로젝션 TV 교체, 급식실 시설·설비 교체, 교사용 책걸상 교체, 수도 배관 및 전기 배선 공사…… 찾아보면 더 있.. 2009.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