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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석가탄신일2

"저 좀 착하게 해주십시오" 2014년 5월 6일에 써놓은 글입니다. 운보 김기창의「청산도」이야기에 덧붙여져 있었는데 지금 보고, 서로 어울리질 않는 두 가지 이야기를 붙여 놓은 바보짓을 발견했습니다. 김기창 화백이 본다 해도 그렇고 「청산도」나 석가탄신일을 찾다가 보게 되는 이라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 분명해서 따로 두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그 버릇 버리지 못했지만 나는 읽어줄 사람도 별로 없는 이 블로그에 작정하고 글을 쓰고 있고, 하나 쓴다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주절주절 늘어놓아서 일쑤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은 석가탄신일입니다. '이게 인간인가?' 싶어서 너무나 오랜만에 집에서 가까운 절을 찾아 부처님께 절을 올렸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며 절을 했는가 하면 '저 조금이라도 착한 마음 좀 갖도록 어떻게 해주십시오'.. 2024. 1. 17.
의문(疑問) 그는, 사막에서 눈을 하늘에 둔 채 꼼짝 않고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몇 년 간을 똑바로 그대로 앉아 있었다. 신(神)들은 그의 지혜와 돌 같은 숙명을 질투했다. 내밀어진 그의 두 손에다 제비들이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그러나 어느 날, 먼 나라들의 부름에 답하여 제비들은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욕망과 의지와 명예와 고뇌를 눌러 왔던 그는 울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바위 위에서 꽃이 피는 일이 생기게 되었다. 그렇다. 돌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돌을 받아들이기로 하자. 우리가 여러 얼굴들에게서 구하는 그 비밀스러움과 그 광희는 또한 돌에 의해서도 주어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영속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영속될 수 있을 것인가? 여러 얼굴들의 비밀스러움은 시들어 사라지고, 우리.. 2016. 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