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효인2 서효인 「교실에서」 교실에서 서효인 심심하거나 기분이 나쁘거나 나름의 교육적인 목표가 생길 때에 애들을 곤죽이 되게 때리던 수학 선생이 교실에 들어와 사람 좋게 웃으며 나를 따라 웃으라 했다 좋지 않은 사람이라 어색한 명령이었는데 이해할 만한 것이 김대중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다음 날이었다 심심하지도 기분이 나쁘지도 어떠한 목표도 없이 웃는 수학 선생이 어색해서 우리도 웃었다 웃으라고 하니 무서워서 웃는 아이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웃는 아이 숙제 검사를 하지 않을 것 같아 더 크게 웃는 아이 수학 선생의 교활한 체벌은 하루 금지되는 것일까 우리는 수학 시간을 앞둔 쉬는 시간에 모여 앉아 그에 대한 출구 조사를 해보았다 그는 야구를 좋아했다 그는 방정식을 좋아했다 그는 김대중을 좋아했다 그는 우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의 발언을.. 2022. 4. 10. 「여의도」 여의도 서효인 과제를 생각하며 미간을 좁히자 누나는 꽃을 보는 거니, 묻는다. 땅의 어디서부터 푸른 잎이 돋아나는지 모른다. 누나의 취미는 구름의 속도를 측정하는 것, 하늘의 변색을 추리하는 일, 감식은 사람을 질리게 만든다. 누나는 엄마랑은 다른 거야, 울 밑에 선 작은 식물이 .. 2012. 6.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