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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서귀포3

서귀포, 그리운 곳 이 선생님은 저곳에서 귤을 딴다고 했습니다. 도깨비가 나올 수도 있다고 해서 "도깨비도감" "한국요괴도감" 드라마 "도깨비"등에서 본 도깨비들을 떠올리며 나는 도깨비를 좋아하는 편이라고 하자 어이없다는 듯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나보다는 나이가 좀 적을 이 선생님은, 학교에 출근하면 만나던 그날들에는 때론 누나처럼 혹은 여동생처럼 대해 주었는데 지금도 정장을 입고 교장실에 앉아 있는 나를 떠올릴지도 모릅니다. 나는 그때와 달리 도깨비가 나올지도 모르는 곳에서 잡초를 뽑고 땅을 파는 일을 좋아하게 되었지만 이제 비행기 타고 서귀포 가는 일은 그리 간단치 않게 되었습니다. 서귀포, 그리운 곳... 2023. 11. 1.
서귀포 이종옥 선생님 오랫동안 교육부에서 근무하다가 용인 성복초등학교에 가서 이종옥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여 선생님들은 모두 이종옥 선생님 후배여서 그분을 "왕언니"라고 불렀습니다. "왕언니"라는 호칭은 거기서 처음 들었기 때문에 낯설고 신기했습니다. 선생님은 나를 아주 미워했습니다. 교육부에서 내려온 교장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분이 나를 그렇게 미워한 사실을 나는 전혀 몰랐었습니다. 교육부에서 교장이 되어 온 것이 미운 것이 아니라 교육부 직원이었기 때문에 미워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교육부에서 교장이 온다고 해서 당장 사직을 하려다가 교육부에서 근무한 인간들은 도대체 어떤 놈들이기에 교원들이 그렇게들 미워하는가 직접 만나보기나 하고 명퇴를 하겠다"고 그 학교 교직원들에게 공언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다른 분들 .. 2021. 9. 16.
金春洙 「내가 만난 이중섭」 내가 만난 李仲燮 金春洙 光復洞에서 만난 李仲燮은 머리에 바다를 이고 있었다. 東京에서 아내가 온다고 바다보다도 진한 빛깔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눈을 씻고 보아도 길 위에 발자욱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 뒤에 나는 또 南浦洞 어느 찻집에서 李仲燮을 보았다.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 진한 어둠이 깔린 바다를 그는 한 뼘 한 뼘 지우고 있었다. 東京에서 아내는 오지 않는다고, 金春洙 詩集 『南天』(槿域書齋, 1977), 88~89쪽. 西歸浦에 가면 '이중섭미술관'에 가 보십시오. 西歸浦에만 가면 '이중섭미술관'에 가보십시오.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진한 어둠이 깔린 바다를' '한 뼘 한 뼘 지우고 있'는 李仲燮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아침, 성악가 김동규는 TBC 방송 「아름다운 당.. 2011.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