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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사진2

"전에 알던 여자애들은..."(카뮈) 동기 모임에 나가지 못하면 누군가가 사연과 함께 사진을 보낸다. 면면을 살펴보며 누가 누군지 확인하고 어슴푸레한 경우에는 사진을 확대해 보기도 하지만 이미 알아보지 못한 경우에는 확대해 봤자 별 수 없다. 고소를 금치 못하는 것은 학교 다닐 때 잘 나가던 애들도 함께 폭삭 늙었다는 것이다. 혈기왕성해서 팔팔 뛰던 녀석들이 하나같이 헙수룩한데, 억지로 미소를 짓거나 의젓하게 보이려고 애쓴 표정이 역력하여 더욱 가련해 보인다. 검은 머리는 분명 염색을 한 거지. 별 수 있나!여자들도 별 수 없는 건 마찬가지여서 지금도 매력을 느끼게 하는 사람은 찾을 수 없다. 고약한 일이다.아, 이럴 수가......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있나! 이럴 수가?'사진보기'에서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건 결국 내 모습이다.그 사진에 .. 2024. 11. 17.
미셸 투르니에·에두아르 부바(사진)『뒷모습』 미셸 투르니에 지음·에두아르 부바 사진 『뒷모습』 현대문학, 2009(초판 9쇄) ♬ 나를 찾아온 사람(손님)을 잘 배웅하려고 합니다.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봅니다. 나보다 나이가 적으면 "지켜본다"는 마음을 가집니다. 이 풍습 혹은 예절을 꼭 지키고 싶습니다. 뒤돌아보는 사람도 있고 줄곧 그냥 가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기쯤에서 뒤돌아볼 때는 서로 손을 들어 추가적으로 인사를 나누게 됩니다. 손아랫사람인 그쪽에서 목례를 하는 경우에는 손을 흔들어줍니다. ♬ 뒤돌아보지 않고 줄곧 그냥 가는 사람 중에는, 내가 지켜보고 있는 줄을 아는 것 같은 사람도 있고 모르는 것이 분명한 사람도 있습니다. 모르는 게 분명하다 싶은 사람의 경우에는 '만약 내가 저 사람을 찾아갔다가 돌아나올 경우라면.. 2014.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