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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사장님2

"사장님은요?" 1 아내가 아파트 앞 상가에 다녀온 얘기를 하면서 덧붙였습니다. "사장님은 어디 가셨냐고 묻대?" "……." '사장님이라뇨?' '댁의 사장님요.' '아~ 없어요.' '아하! 저런! 돌아가셨군요……. 어쩌면 좋아요. 제가 큰 결례를 저질렀네요. 양해해 주세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천만의 말씀요. 아직 죽진 않았어요. 다만 우리 그이는 본래 사장이 아니었어요. 선생이었어요, 학교 선생요. 그리고 오랫동안 교육부 근무도 했는데 아직 죽진 않았고요(곧 죽을지도 모르지만요)." '아~ 이런! 제가 또 실수를 했네요. 정말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아내에게 이 가상 대화를 이야기하진 않았습니다. 2 십 년도 더 된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그즈음 우리 부부는 나는(혹은 '이이는') 사장이 아니라고 일일이 밝히.. 2019. 8. 21.
"사장님!" 자주 가던 식당에 예약 전화를 했더니 난데없이 "사장님!" 어쩌고 했습니다. 그동안은 "어르신"이었기 때문에 영 쑥스러웠습니다. "아니, 저 모르시겠습니까?"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누구누군지……." 나는 "사장님!"이 싫습니다. 사장이라니! 수만 명 이상을 거느리는 사장님에서부터 서너 명의 직원을 둔 사장님까지 천차만별의 사장이 있고, 더구나 혼자서 혹은 부부가 자영업을 하는 경우의 사장도 많으니까 "사장님"은 편리하게 통용되는 호칭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서울 거주자들은 자신과 나이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사람을 부를 때 남성에 대해서는 '아저씨' '선생님' '사장님', 여성에 대해서는 '언니' '여기요' '이모'라는 호칭을 주로 사용한다는 뉴스를 본 적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날 점심시간, 옆 자리의 한.. 2017.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