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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사랑했지만 어쩔 수 없었던 어느 날2

박남원 시인의 산문 "노벨상보다 빛나는 순금빛 상을 받다" 박남원 시인의 블로그 《시인의 집》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박 시인은 지난해 여름 시인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제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노벨상보다 빛나는 순금빛 상을 받다 제 시를 다소 과하게 칭찬해주시면서 제 시집을 소개해 주셨는데 보답글 하나 없이 지내는 것도 무례라는 생각으로 몇 자 적게 됩니다. 선생님께서 예전에 제 시 “내 안에 머물던 새”를 블로그에 올려주셨지요. 그런데 제 시 밑에 덧글로 적어 주셨던 지금까지 ‘상 받은 것도 없다는 시인’이라는 문구가 그때 이후 언제나 제 머리를 따라다녔습니다. 저는 평소에 상이라는 것 자체를 생각하며 살아보지를 못했습니다. 당연히 초등학교 2학년까지 우등상이나 개근상 몇 개 받은 것 빼고 이후로는 한 번도 상을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시집 속에 “나에게 행복.. 2022. 11. 13.
박남원 《사랑했지만 어쩔 수 없었던 어느 날》 박남원 시집 《사랑했지만 어쩔 수 없었던 어느 날》 도서출판 b, 2021 거의 다 읽어 「죽림정사」「저 먼 별까지 혼자 걸어갈 테니」 두 편만 남은 걸 보자 가슴이 쿵쿵거리는 느낌이었다. '다 읽었네' '끝나버렸네' '이젠 뭘 해야 하지?' 건성으로 읽는다면 몇 페이지 되지 않아서 잠깐이겠지만 모처럼 혼이 빠져 있었다. 대서사시의 막이 내리는 느낌... 저 먼 별까지 혼자 걸어갈 테니 언젠가 나 죽어 내 영별식永別式장에는 굳이 바쁘신데 오실 일 없으시네. 살아 내내 외로움으로 지내는 동안 언제부턴가 외로움에 터를 잡게 되면서 마음 편히도 그렇게 살게 되었으니 마지막 외로움도 실은 해탈로 가는 한 길목 아닌가. 나 그간 잊고 지내던 이승의 노래 한 소절 목질의 목소리로 흥얼거리며 저 먼 별까지 혼자 걸어.. 2021.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