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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사랑의 추억2

박두규 「자취를 느끼다」 자취를 느끼다 박 두 규 숲에 드니 온통 그대의 자취로 가득합니다. 아직 안개가 가시지 않은 편백나무 아래서 입 맞추고 함박꽃 활짝 핀 관목 숲 좁은 길모퉁이에서 그대를 수없이 안았습니다. 부드러운 가슴의 박동 소리에 놀라 새들이 날아오르고 숲을 뚫고 쏟아지는 빗살무늬 화살을 온몸에 받았습니다. 의식을 잃고 싶은 마음으로 더욱 또렷해지는 그대. 보면 볼수록 들으면 들을수록 세상은 온통 그대의 자취로 가득한데 나는 왜 그대 얼굴도 떠올릴 수 없는 것입니까. 나는 왜 아직도 그대의 모습조차 그릴 수 없는 것입니까. ────────────── 박두규 1956년 전북 임실 출생. 1985년 『남민시南民詩』 창립동인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사과꽃 편지』 『당몰샘』 『숲에 들다』 등. 『現代文學』 2010년 9.. 2011. 5. 1.
김원길 「취운정(翠雲亭) 마담에게」 퇴임을 하고 나니까 사람들과의 인연이 새롭게 보입니다. 이제 맺어진 인연을 잘 지키고, 굳이 새로운 인연을 찾아나설 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소년처럼, 이것저것 재지 않고 다가가다가 상처를 입고 눈물 글썽입니다. 더구나 이제 그 쓰림은 당장 의기소침으로 이어집니다. 잊혀져가던 인연들을 다시 생각하는 새벽에, 오늘도 가슴이 저렸습니다. 「취운정(翠雲亭) 마담에게」를 쓴 김원길 시인은, 1960년대의 누추한 제게 세상은 아름다운 마음으로도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었습니다. 그는 지례예술촌을 운영하고 있습니다(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당시에는 안동의 어느 여자고등학교 국어교사였습니다. 그러니까 그 국어 선생님은 '국어'를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었지, 대학입학시험에 출제될 문제를 잘 가르치는 데.. 2010.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