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사랑과 죽음2

토마스 만 『마의 산』 서글픔을 느끼게 한 책입니다. 939쪽이나 되었습니다. 저 책을 만만하게 펼치고 앉아 있을 수 있다면 행복할 것입니다. 새삼스럽게 이 유명한 책을 찾게 된 것은 『카뮈를 추억하며』 때문이었습니다.* 알베르 카뮈는 디노 부자티의 희곡 「흥미로운 증례」**를 번역해서 연출했다. 그는 더 강한 활력을 주기 위해 작품의 길이를 줄였다. 이 희곡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러한 세계의 이면을 드러내 보여준다. 환자들이 병원 창문을 통해 건강한 사람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환자들에게는 이들이 낯설게 보인다. 두 진영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솟아오른다. 그리고 각 진영에는 다른 진영에 대한 완전한 이해 불가능성이 지배하고 있다. 알베르 카뮈는 『마의 산』의 요양소 거주자들이 경험하는 그 .. 2013. 8. 22.
『만남, 죽음과의 만남』 정진홍, 『만남, 죽음과의 만남』 궁리출판, 2003 Ⅰ 2003년에 나온 책이니까 오래 된 책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오래 보관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혹 절판되었다면 "보세요! 홍보를 많이 하는 처세서(處世書)만 찾으니까 이런 좋은 책이 사라지잖아요." 원망스런 이야기를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만큼 이 책의 내용에 미련을 갖고 있었습니다. 죽음에 대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도록 하는 책인가? 그런 뜻은 아닙니다. 저는 아직 그런 책을 찾지 못했습니다. 죽은 사람이 쓴 책을 봐야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어디 가능한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뒷표지에는 이렇게 씌어 있습니다. 사랑의 진술을 바탕으로 하여 죽음을 맞으면, 죽음은 그대로 삶의 완성입니다. 마침내 죽음은 삶이 짐작하지도 못한.. 2010.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