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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부처님 오신 날2

다 버리고 절에 들어갈까?-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종교가 있다는 건, 위안이다. '마지막 카드' 같은 희망이다. ‘이제라도 하나님을 찾아갈까?’ ‘다 버리고 절로 들어갈까?’ 정말로 힘들면 그런 생각을 한다. 신부님·수녀님·스님 들은 신비롭다. 그분들의 생활이 신비롭다. 그 신비로움이 그분들을 향한 그리움을 만든다. 그렇지만 그런 신비로운 분들이라 하더라도 현실에 끼어들면 그 동경, 환상, 존경, 신비가 깨져버린다. 우리를 구제해 주기 위한 몸부림이라 하더라도 싫다. 그것이 버러지만도 못한 나를 살려주기 위한 기도라 해도 싫다. 하필이면 나를 아껴 우리 집 문간에 찾아와 "내 말 좀 들어보라!"고 한다 해도 나는 싫다. 무조건 싫다. 내가 죽을 때까지 찾아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제발 거기, 그곳에서 영원히 기다려주기만 하면 좋겠다. 내가 영영 찾아가지 않.. 2012. 5. 26.
가끔 절에 가서 아침에 P 씨에게서 전화가 오더니 다짜고짜 “절에 가지 않습니까?” 하고 난 뒤 본론을 꺼냅니다. 그 전화를 받고 생각난 L씨에게 전화를 했더니 교회에 다니는 그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산에 오르지 못하면, 속리산 법주사는 평지에 있잖아요. 대전까지 KTX 타고 오면 거기서 한 시간 만에 법주사에 데려다 줄게요.” 아내에게 사람들이 내게 절 이야기를 꺼내는 게 이상하다고 했더니 석가탄신일이기 때문이지 별 뜻이 있겠느냐고 했습니다. 절에 가본 지도 오래됐지만, 『보고 읽고 생각하는 아이로 키우자』는, 지금 생각해도 참 이상한 제목의 졸저에 실었던 그 원고가 생각났습니다. 가끔 절에 가서 “누구네는 예수를 믿어 살림이 어떻게 되었다네”, “아비에게 어떻게 대하고, 제 할아비 제사도 지내지 않는다네”…… 같은.. 2010. 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