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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박재삼의 시 '천지무획'2

박재삼 「천지무획(天地無劃)」 '스승의 날'입니다. 오늘은 좀 일찍 마쳤는지, 중학생 몇 명이 신나게 떠들며 아파트 마당을 가로질러 갑니다. 아침에 일어나 블로그를 열어보았더니 다음과 같은 댓글이 가슴을 저리게 했습니다. 커피도 내려 마시고 신문도 보고 했지만 잊히지 않아서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오늘 교장공모제 지원서류를 인쇄소에 제본 의뢰하고 돌아왔습니다. 이제 시장에 저는 섰습니다. 눈에 보이는 누군가를 이겨 내고 교장이 되어야 합니다. 이걸 어떻게 하죠? 사고 팔고 이기고 지고 이런 것이 싫어서 선생님이 되었었는데요. 쓰디쓴 마음에 선생님 블로그에 들어와 아직도 향기 가득한 꽃 한 송이 보고 돌아갑니다. 초심을 잃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만 아직도 교육의 길은 끝이 없고 아이들은 여전히 사랑스러운데 교육계는 환멸을 .. 2010. 5. 15.
신념의 표상(表象) ‘자신이 “발견되지 않은 지식인”이며 사랑에 빠졌다고 믿고 있는 사춘기 소년의 비틀리고 익살맞은 일기’라고 소개된, 스우 타운센드의『비밀일기』(김영사, 1986)라는 번역본 소설의 첫머리에는 1월 1일 새해의 결심 여덟 가지가 이렇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1. 길을 건너는 장님을 보면 꼭 도와주겠다. 2. 바지는 벗어서 꼭 걸어두겠다. 3. 레코드를 듣고 나면 반드시 판을 껍데기에 집어넣어 두겠다. 4. 담배는 절대 배우지 않겠다. 5. 여드름을 절대 짜지 않겠다. 6. 개한테 더욱 친절히 대해 주겠다. 7.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들을 돕겠다. 8. 어젯밤 아래층에서 싸우는 소리를 듣고 술을 절대로 마시지 않겠다는 결심을 덧붙이기로 했다. 이처럼 옆에 두거나 써놓고 그것만 바라보면 ‘아!’ 하고 새로운 각.. 2007.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