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3 이것은 얼마나 고맙고 다행한 일인가 여기는 우리 아파트 피트니스센터 양쪽 출입문 사이다.아파트를 지을 때 멋지게 치장하려고 가슴 높이로 예쁜 돌들을 깔아놓았다. 혹 바닥에 저 돌들을 깐 멋진 수족관을 만들 생각이었는데 위험하다는 결론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이러나저러나 예쁜 돌을 구입하는 데도 돈이 제법 들었을 것이다. 다행히 마음에 드는 돌을 찾으려고 저기 올라간 사람을 본 적은 없다. 반가운 일은, 처음 두어 해는 잠잠했는데 차츰 풀이 솟아오르더니 해가 갈수록 풀의 종류와 양이 많아지고 있다.나는 마음속으로 그 풀들을 응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풀보다 돌이 더 많이 보였는데 올해는 저쪽 편으로는 돌보다 풀이 훨씬 더 많이 보인다. 이런 말을 공개적으로 하면 섭섭하다고 할 풀들이 많겠지만, 지난해까지는 민들레가 특별한 존재감을 드러냈는데 .. 2025. 6. 2. 오병훈 《게으른 식물은 없다》 오병훈 《게으른 식물은 없다》 마음의숲 2022 식물 연구가 오병훈은 내 친구다. 그가 올봄에 이 책을 냈다. 아내는 다른 풀은 다 뽑더라도 민들레는 그냥 두라고 했다. 민들레부터 찾아보았다. 민들레는 국화과의 다년초다. 밭두렁이나 길가, 냇가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른 봄 가장 먼저 부드러운 싹과 함께 노란 꽃을 피워 이 땅에 봄이 왔음을 알린다. 어린싹은 지면에 바짝 붙어 자라는 로제트형이며 잎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잎과 꽃줄기는 뿌리에 모여서 돋아나고 꽃대는 속이 비어 있다. 꽃대 맨 끝에서 짙은 노란색 꽃이 위를 보고 핀다. 이른 봄에 찬 바람을 피해 지면에 바짝 붙어 핀 꽃은, 봄이 무르익어 가면서 꽃대가 점점 길게 자라 20~30센티미터에 다다른다. 바람이 불 때마다 조용히.. 2022. 11. 5. 민들레 ― 거기 흙이 있었네? ― 이 외진 곳으로도 흐르는 미풍을 타고 와서 내렸더니 돌 사이에 조금... 행운이었지. ― 떠날 땐 어떻게 하니? ― 하늘은 좁아지고 땅은 더 좁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날아다녀봐야지. ― 사실은 나도 그래. 왕복 80km를 흙 한 점 밟지 않고 다녀. 그렇게라도 살아야지. 미안해~ 2016. 6.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