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비밀들1 이서수(소설) 「몸과 비밀들」 이서수 「몸과 비밀들」《현대문학》2024년 6월호 처음엔 요영의 말이 어떤 의도를 담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요영의 집에 초대받아 내밀한 고백을 들었을 때에야 비로소 깨달았지요. 요영은 성별을 구별하는 태도에 큰 반발심을 갖고 있었어요. 저는 그런 생각을 갖고 이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상당히 불편하겠다고 대꾸했지만, 샤워를 마치고 돌아와 요영의 곁에 누웠을 땐 성별을 구별하지 않더라도 살아가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똑같은 옷을 입고 있다면 종류를 생각해볼 것도 없이 그저 '옷'을 입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게 느껴질 거라고 상상했지요. 제 말에 요영은 고개를 저었습니다.옷이 없는 상황에 더 가까워. 모두가 옷을 입고 있지 않아서 어떤 종류의.. 2024. 6. 13. 이전 1 다음